음악/가사분석&곡해석

오래 전 친구를 만났는데 반갑지가 않다. 내가 이상한걸까? 화나-시간의 돛단배

나이아스 2016. 9. 3. 14:50



랩퍼 화나의 가사를 보면 

사람의 심리를 솔직하게 표현한 곡이 몇개 있습니다


그 중 제일 유명한, 화나의 대표곡이기도 한 곡이 바로 '시간의 돛단배'죠

독특한 분위기와 보이스를 가진 '있다'가 피쳐링 한 곡입니다 


우리가 보통 길거리에서 옛날 동창생, 직장동료등을 만났을 때 

반갑게 인사하지만 그게 진짜 반가워서인지 형식적인지 자기자신도 헷갈릴 때가 있지요

그런 점을 꼬집는 화나의 냉철한 가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화나(Fana)-시간의 돛단배



[Verse1]

지하철역 앞의 구멍가게를 지나 집으로 걸어갈 때, 

어떤 사내가 슬쩍 내게 말을 걸어왔네.

그는 적지 않게 놀란 내 모습을 보면서 환해진 

표정으로 기뻐하네. 


"김경환! 설마 했는데 너 맞네? 정말 세상 좁다 얘. 

몸은 건강해? 옛날하고 똑같애!"


아 기억나네. 열 살 때 전학 때문에 떠난 내 

꺼벙한 옛 친구. 무척 조용한 내 성격관 정반대로 

유별나게 촐싹대던 녀석한테 

묘하게도 공감대를 느껴, 난생 

처음으로 마음을 열어주었던 그 녀석.

내가 똥싸개라고 불렀던 꼬마애.


"널 보면 꼭 거울같애."


라며 곧잘 얘기하던 녀석과 난 그 동안에 

못한 얘기들을 정답게 늘어놨네.


"그럼 갈게."

"또 봐."

"그래, 이거 우리 집 전환데 꼭 연락해."

└한 사내가 화나에게 말을 겁니다 

   화나 본명이 김경환입니다.

   화나는 어릴 때 기억을 떠올려 그 사람을 알아봅니다.

   초등학교 친하게 지냈던 친구로 그동안 못했던 얘기들을 정답게 떠들어 댑니다.


[있다]

바다에 비친 햇살을 보는 것처럼, 눈이 시렸어.

어쩌면 환영을 봤던 것만 같아.

뒤를 돌아보고 싶어졌어.

└화나는 과거의 뿌연 추억들을 떠올립니다 


[Verse2]

그 날 새벽, 난 책상 서랍에서 뽀얗게 

먼지 덮인 일기장을 꺼내 펼쳐봤네.

서로간의 소박했던 바램.

그것을 쏟아내던 날에 관한 몇 장의 기록들.

하지만 시간이 경과해,

기억은 녹아내리고 소각돼. 흘러간 세월 앞에 

파묻혀, 함께 있어 참된 행복과 

옛 추억 조차 퇴색되어가네. 생각해 보면 낮에,

수년 만에 엄청나게 성장해버린 

그와 뻔하게 몇 마디의 

대화를 나누며 난 계속 자꾸 뭔가 꽤나 먼 관계,

심지어는 동창생의 한 명으로밖엔 

보이지 않아 조금 혼란했어. 머릿속이 복잡해. 

난 또 혼자된 절망에 빠져가네.

날 옭아맨 험한 외로움의 골짜기에서 

날 내보내줘. 여긴 너무 적막해...

└어렸을 적 일기장을 꺼내 옛날 추억들을 펼쳐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과는 오래 전 추억들이 현재와는 먼 기억속에서 퇴색되어 있습니다.

   아름다운 추억이라도 과거를 돌아보기보단 현실에 충실하고 싶은 화나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낮에 동창생과 대화를 나눴을 때도 정말 반가운 사람을 봤다는 느낌보다는 

   동창생을 봤으니 형식적인 인사와 대화를 의무적으로 나눠야했던 느낌을 떠올립니다.

   화나는 자신의 생각이 보통 사람과 다르다는 생각에 죄책감을 느낍니다


[있다]

여긴 나 혼자 있는 방.

꽤나 오랫동안 여기 있었지.

누군가 문을 열고 이 방으로 들어와 줬으면.

└혼자만 그렇게 느낄까봐 두려워 하고 있는 모습.  

   누군가 자신의 생각에 공감해주길 바랍니다 



[Verse3]

(여보세요?)


"어 난데 너한테 할 말 있어. 한때는 

너가 내 코앞에 있다는 것만 해도 

고맙게 생각했어. 한데, 니가 멀리 떠난 뒤엔 

점차 내가 커감에 따라 변하게 돼버렸어.

난 너와의 어릴 적 관계 따위는, 

고작해야 몇 판의 오락게임처럼 

무가치하게 느껴져 무표정한 얼굴로 

만났던 좀 아까도 너와 난 서먹했었잖아..."


"경환아, 걱정 마. 난 조금도 

섭섭하게 느끼지 않았어. 마냥 

널 탓하고 속상해하지마.

시간이 흐르면 누구도 변하는 게 당연한데 뭘 자책하고 그래, 어?

넌 참 괜한 걱정만 해. 대체 뭘 바래?

언제까지나 허황된 공상에 빠져 살래?

멀어져간 몇몇 관계를 솎아내는 건 

무정한 게 아냐. 괜찮아..."

└화나는 죄책감을 덜기 위해 동창생에게 전화를 걸어 솔직한 자신의 생각을 고해성사 합니다 

   그러자 동창생은 오히려 화나를 달래줍니다

   실제로 동창생이 한 말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화나는 자신이 듣고싶었던 말을 동창생역으로 대신 했을 수도 있습니다

   '허황된 공상' ←이란 단어는 본인만 그렇게 생각한다는 공상으로 

   자신에게 하는 충고도 담겨 있습니다.

 

[있다]

시간이 흐르고 누구도 변해가네.

멀어져가. 놓치고 싶지 않아.

시간이 흐르고 누구도 변해가네.

멀어져가. 놓치고 싶지 않아.

└누구나 변하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멀어질 수 있습니다. 

   그걸 아는데도 불구하고 혼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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