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영화 리뷰

영화 ‘지구를 지켜라’ 후기 (+200110 무대인사)

나이아스 2020. 1. 15. 01:22
200110 무비하와이 ‘지구를 지켜라’ GV

 

별점 : ★ ★ ★ ★ ★ ★ ★ ★ ★ ☆

 

이 영화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재밌다. 진짜 재밌다. 2003년에 나온 영화인데도 지루할 틈 없이 재밌다. 이 영화 한 편에는 코믹, 잔인, 심오, 사회비판, 스릴, 반전, 공포, 감동, 판타지가 모두 담겨있다. 비슷한 작품으로는 조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가 있겠다.
그런데 이 영화가 개봉 당시에는 관객수가 약 7만명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왜일까? 그 답은 포스터를 보면 알 수 있다.

영화 ‘지구를 지켜라’ 공식포스터

마치 어린이 드라마에서 괴물탈을 쓰고 어설픈 악역을 물리치고 지구를 지켜내 행복하게 살았다라는 결말이 나올거 같은 이미지다. 그렇다고 어린이들이 많이 봤을까? 모순스럽게도 이 영화는 18금이다. 그리고 저 ‘범우주적코믹납치극’이라는 삼류 코메디를 연상케하는 싸구려멘트는 누구 아이디어일까? 저 멘트만 없었어도 10만명은 더 봤을거다. 이 영화가 포스터가 망친 명작이라는 소문을 듣고 최근 관람하게 되었지만, 저 포스터만 본다면 절대 영화관에서 돈주고는 안볼거같다.

아무튼 영화자체는 지금봐도 뛰어난 명작이다. 특히 신하균의 연기가 미친연기인게 병구가 정말 지구를 지키는 영웅인지 아니면 미친놈인지 헷갈리게 하는 연기를 몰입감있게 잘 해냈다. 거기다 머리좋은 기득권층의 강사장인지 지구를 정복하러온 외계인인지 왔다갔다하는 연기를 한 백윤식도 뛰어났다. 실제로 백윤식은 이 캐릭터에 대해 장준환 감독과 많이 상의하고 많이 질문하고 연기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들의 연기 덕분에 끝까지 갈피를 잡기 힘들다.

거기다가 병구 여자친구 순이(황정민)까지 감초같은 역할을 해줘 재미를 더해준다. 보통 남주인공 곁엔 미녀의 여 파트너가 있기 마련인데, 이 작품에서 여자친구인 순이는 미인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병구가 진짜 순이를 사랑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혼란을 준다. 또 이 영화에는 사회문제의식에 대한 주제도 담겨 있는데, 권력에 의한 압박, 빈부격차에 대한 사회갈등 증 우리가 외면하던 것들에 대한 나비효과를 그려내고 있다.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의 영화인데 포스터는 왜 저따구로 만들었는지...

지금 개봉해도 굉장히 호평을 받을 영화이며 퀄리티는 좀 떨어지지만 기생충이랑 견주어도 될 만큼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관객수는 적었지만 당시 수상내역들이 작품을 명작임을 말해준다.

지구를 지켜라 수상내역

 

24회 청룡영화상 (2003)
백윤식 (남우조연상) 장준환 (신인감독상)

2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2003)
장준환 (신인 감독상) 백윤식 (남우 조연상)

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003)
장준환 (장편-관객상) 백윤식 (장편-남우주연상) 장준환 (장편-작품상)

 

40회 대종상영화제 (2003)
장준환 (신인감독상) 음향기술상 백윤식 (남우조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