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은 여느 3~40대의 평범한 여자들의 모습을 대변한다. 어디에나 있는 80년대생의 한국 여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 무슨 대우를 받으며 사는지 지금까지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었다. 그저 누군가의 엄마, 결혼 안한다고 눈총받는 30대 여자였을 뿐.. 이 '82년생 김지영'은 특별할거 없는 지극히 평범한 그들의 모습을 담아냈을 뿐인데 많은 여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리고 지금이 80년대 여성들의 '한'을 여러사람들에게 펼쳐보일 수 있는 기회의 시기이다.
이건 영화이지만 스펙타클하고 과장된 내용이 아닌, 김지영의 인생을 그냥 그대로 보여준다. 꿈이 있지만 남들처럼 직장에 취업을 한다. 하지만 직장에서 승승장구하기란 현실의 장애물이 많다. 거기다 결혼에 애까지 생기니 사회에서의 스펙은 이어나가기 힘들다. 허나 여기서 결혼, 출산, 성별이란 벽을 이겨내고 꿋꿋히 자신의 커리어를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 나온다. 바로 김지영의 상사인 김팀장인데, 결국 승진의 벽에 막혀 회사를 퇴사한다. 이 영화에서는 김지영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로도 이 사회를 대변한다. 회사에서 일어난 몰카사건도 마찬가지다. 김지영의 언니 '은영' 역시도 결혼을 거부하고 남아우월사상에 반격하며 기존의 불합리한 사상에 맞서는 이 시대의 여성 중 한명이다.
이렇게 김지영의 주변인물들은 불균등한 묵혀있던 보수적인 사상에 대비된 깨어있는 인물들로만 구성되어 있는데, 이 '82년생 김지영'을 80년대생 여성을 대변하기 위해 만들었을지 몰라도, 어찌보면 비현실적이고 판타지스러운 면도 있다. 대표적으로 김지영의 남편이다. 김지영의 남편 '대현'은 새시대의 깨어있는 정신을 가진 인물로, 시어머니의 꽉 막혀있는 사상에 편들지 않고 최대한 아내와 어머니의 중립을 유지하려하면서도 아내를 배려한다. 거기다 아내의 사회진출을 위해 육아휴직까지 쓰는 자상한 남편이다. 모두가 바라는 전형적인 남편상이다. 그러므로 아직까지 현실에선 흔히 존재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영화속에서나 존재하는 판타지적인 존재이다. 김지영의 엄마도 마찬가지다. 보수적인 사상에 찌들어 딸들에게만 일을 시키고 아들만 챙기는 아빠와 고모들에게 대비되는 인물이다. 딸들에게도 똑같이 대우해주며 자기인생을 살라고 조언해준다. 이런 엄마가 얼마나 존재할까 아직 이 사회는 남녀차별, 남아우월주의가 막연한데 이런 엄마, 남편, 언니, 직장상사, 직장동료들을 가진 김지영은 그야말로 축복받은 존재이다. '82년생 김지영'으로 80년대생 여성상의 불행하고 불합리한점을 깨고자 하는 목적으로 이 작품을 만들었을지 모르겠으나 나는 김지영이 축복받은 인생이며, 판타지에서나 존재하는 삶을 살고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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